문구를 좋아합니다

펜샵

폴란드 P.H.U STALÓWKA / SKLEP SCRYBA

dpqlsdl 2025. 7. 23. 11:07

오늘 소개할 펜샵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P.H.U STALÓWKA / SKLEP SCRYBA 입니다. 한국어로 뭘 뜻하나 찾아봤는데 "P.H.U 펜촉 / 가게 가게"를 뜻하더군요. 굉장히 직관적인 펜샵이었습니다. 

사실 이곳은 제 인생 첫 번째 펜샵입니다. 인생 첫 번째 펜샵 방문이 유럽에서라니 낭만이 가득합니다. 이때까지만해도 만년필과 잉크 세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동생의 대리구매 셔틀에 불과했어요. 만년필과 잉크에 대해 부쩍 관심이 늘어난 요즘에야 그 당시 더 많은 펜과 잉크를 사올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몰랐는데, 웹사이트도 있었어요.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몽블랑, 파커, 오로라, 펠리칸 등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꽤나 전문적인 펜샵이었습니다. 

제품에 따라 한국보다 싼 것도, 비슷한 것도, 비싼 것도 있었습니다. 다만, 일부 브랜드 제품을 한국보다 더 구하기 쉽거나 유럽 지역 한정 제품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었습니다.

- Google Map : https://maps.app.goo.gl/Aj8LEJDRdis5p5Hy6

 

P.H.U STALÓWKA / SKLEP SCRYBA · pl. Tadeusza Kościuszki 18, 50-027 Wrocław, 폴란드

★★★★★ · 사무용품 판매점

www.google.com

- Web Site : https://sklep-scryba.pl/

 

Sklep Scryba

Pióra wieczne Pisarska elegancja może być wyrażana na różne sposoby, np. poprzez używanie pióra lub stylowego długopisu. Dzięki takim akcesoriom o wiele przyjemniej pisze się nawet najbardziej trywialne zdania, wiersze, a nawet listy zakup

sklep-scryba.pl

 
펜샵은 브로츠와프 Rynek 광장에서 걸어서 약 20분 정도 거리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숙소가 펜샵 근처에 위치해서 10분 내외로 걸어서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폴란드에 머무르는 4박 5일 동안 이 펜샵만 3번 방문했습니다. (스포하자면, 동생과의 미스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함입니다.) 첫 번째 방문에서는 누가봐도 동양인 티가 나는 저를 주인 분께서 아주 유창한 영어로 맞이해주셨습니다. "어떤 걸 보러 왔어?", "시필을 해보고 싶으면 말해줘.", "생각해둔 브랜드가 있어?" 등 엄청나게 친절한 매너를 보여주셨어요.

하지만, 이 당시 만년필의 ㅁ자도 모르던 저는 동공지진이 일어나며 사정을 구구절절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만년필을 잘 모르고, 내 동생이 부탁해서 온거야. 혹시 이 펜샵 한정 제품이나 이 지역 한정 제품이 있어?"

그러자, 주인 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런건 없어."라고 말하셨어요. 

2차 동공지진 시작.. 그래서 저는 가게에 있던 잉크를 찍어서 동생에게 보냈습니다. 

펠리칸, 오로라, 라미, 워터맨, 카웨코, 파커.. 이제서야 보이네요.

아이폰 배터리는 고작 10%.. 추운 폴란드에서 아이폰의 사망은 곧.. 한국 시각은 자정 무렵.. 동생에게 답장은 오지 않는 상황.. 이런 극한 상황에서 저는 제 눈에 가장 예뻐보이는 잉크를 구매합니다.

제가 구매한 잉크는..

바로,,,

디아민의 시머링 잉크 골든 오아시스

만년필과 잉크를 아는 지금이라면 절대 구매하지 않았겠지만, 일반인의 눈에서 펄잉크는 너무나도 고급져보이는 예쁜 잉크였습니다.

예쁜 잉크를 사서 기분 좋게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제 메세지를 확인한 동생이 디아민의 독일 한정 Purple Rain 잉크를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발을 돌려 2차 방문을 하게 됩니다. 이때 가게 주인분은 또 다시 웃으면서 맞이해주셨고, Purple Rain을 사고 나서 바로 아이폰은 사망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해 핸드폰을 켜고 메세지를 확인하는데, 동생에게 이런 메세지가 온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고민, 고민을 하다가 다시 펜샵에 가게 됩니다. 한국에서 저 잉크를 구하려면 폴란드에서보다 3배는 비싸게 주고 사야했거든요. 

세 번째 방문에서도 주인 분은 역시나 친절하게 맞이해주셨고, 저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Smoke on the Water를 냅다 집어들고 계산을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주인 분은 "너 락밴드 팬이야? Golden Oasis, Purple Rain, Smoke on the Water, 다 락밴드랑 관련이 있네?"라고 물으셨어요. 

어리버리 당황을 타던 저는 "아니, 내가 아니고 동생이 좋아해"라고 말했습니다. (만년필 덕후가 아닌 락밴드 덕후가 되어버린 동생)

성공적인 구매에 기분이 좋은 나
각에 make in u.k라 적혀있네요.

Golden Oasis를 제외하고 Purple Rain과 Smoke on the Water는 한국에서 구할 때보다 압도적으로 싸게 샀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한국에 돌아가기 전 저 유리병 잉크들을 대체 어떻게 안전하게 들고 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내반입도 고민했는데, 폴란드에서 지퍼백을 찾지 못하는 바람에 위탁수하물로 붙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꽁꽁 싸맸습니다. 먼저, 잉크를 비닐봉지로 두 번 감싼 다음, 수면양말(현지조달)에 넣고, 양말을 두 번 뒤집어 감싸주었습니다. 이런 정성 덕분에 잉크들은 무사히 한국에 안전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짐을 꺼내며 동생한테 건네주니 엄청 웃더군요.)

양털 잉크 군단

동생의 시필 후기입니다. Purple Rain은 보라색에 금테, Smoke on the water는 감청색에 적테, Golden Oasis는 연녹색 바탕에 금펄이 들어가 있군요. 물론 이 잉크들도 언젠가 리뷰를 할 예정입니다. 

친절하게 대해주신 주인 분 덕분에 펜샵과 펜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말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점잖은 사람이 아니지만, 그동안 들러본 펜샵에서 판매자 분들과 구매자 분들이 상당히 차분하고 점잖다는 걸 느꼈습니다. 펜을 좋아하는 사람이 대체로 점잖은건지, 아니면 좋아하다보니 점잖아지는건지 궁금합니다. 

유럽에서의 제 인생 첫 펜샵 방문은 아주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비행기 값을 다시 또 벌 수 있다면 또 한 번 방문하고 싶네요.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행복한 취미 생활 하시길 바라겠습니다.